
지난 글에서는 애드컨트롤이 실제 퍼블리셔의 서비스 위에서 처음으로 조용히 작동한 순간을 이야기했어요. 광고주가 예약했고, 퍼블리셔가 승인했고, 캠페인은 그대로 집행됐어요. 아무도 우리에게 연락하지 않았죠. 조금 허무할 만큼 조용했지만, 바로 그 조용함이 핵심이었어요. 광고 문의가 들어와도 운영할 방법이 없어 새어나가던 수요가, 이제는 실제 캠페인으로 이어지고 있었으니까요.
그런 장면이 하나둘 쌓였어요. 시간이 지나며 100곳이 넘는 서비스가 애드컨트롤을 도입했고, 각자의 방식으로 직접 광고를 운영하기 시작했어요. 대형 플랫폼부터 작은 앱, 1인 스튜디오, 특정 관심사를 가진 커뮤니티까지 업종도 규모도 제각각이었지만, 반복되는 모양은 비슷했어요. 광고주가 예약하고, 퍼블리셔가 승인하고, 나머지는 시스템이 처리하는 구조였죠.
그러자 자연스럽게 다음 질문이 생겼어요. 이 패턴은 다른 시장에서도 통할까요?
우리가 먼저 확인한 것
우리가 먼저 확인한 건 한국 시장이었어요. 우리가 만난 고객도 한국 팀들이었고, 우리가 가장 가까이에서 본 문제도 한국 안에서 벌어지고 있었죠. 그런데 한국 안에서도 우리가 만난 팀들은 꽤 달랐어요. 큰 플랫폼도 있었고, 작은 앱도 있었고, 혼자 운영하는 서비스도 있었고, 특정 관심사를 가진 커뮤니티도 있었어요. 업종도, 규모도, 팀 구성도 모두 달랐죠.
그런데 막히는 지점은 놀랄 만큼 비슷했어요. 광고 문의는 들어오고, 트래픽도 있고, 광고주가 관심을 가질 만한 유저도 있어요. 문제는 늘 그다음이었어요. 어떤 지면을 팔 수 있는지 정리하고, 가격을 정하고, 일정을 확인하고, 소재를 받고, 캠페인을 송출하고, 끝나면 리포트와 정산까지 처리해야 했죠. 이 과정이 준비돼 있지 않으면 광고 문의가 와도 실제 캠페인으로 이어지기 어려웠어요. 결국 누군가가 메일과 스프레드시트로 그 모든 걸 붙잡고 있어야 했거든요.
많은 팀이 직접 광고를 하고 싶어 하면서도 자꾸 뒤로 미뤄둔 이유가 여기에 있었어요. 광고 수요가 없어서가 아니라, 그 수요를 받아낼 운영 구조가 없었던 거예요.
우리가 만든 건 기능만은 아니었어요
처음에는 우리도 애드컨트롤을 기능의 묶음으로 설명했어요. 광고 서버, 예약 페이지, 소재 검수, 타겟팅, 리포트, 정산. 퍼블리셔가 직접 만들기 어려운 광고 운영 기능을 한 번에 제공하는 제품이라고요. 틀린 설명은 아니었어요. 실제로 다 필요한 기능들이었으니까요.
그런데 고객들이 쓰는 모습을 보면서 생각이 조금 바뀌었어요. 우리가 만든 건 기능 몇 개가 아니었어요. 광고 문의가 실제 캠페인이 되기까지의 흐름이었어요. 광고주가 상품을 보고 예약하고, 퍼블리셔가 검토하고 승인하고, 캠페인이 일정에 맞춰 송출되고, 성과가 콘솔에서 확인되고, 집행이 끝나면 리포트와 정산으로 이어지는 그 흐름이요.
이 흐름이 제품 안에 들어오자, 예전엔 사람이 하나하나 붙잡고 있던 일이 훨씬 단순해졌어요. 광고 문의가 또 하나의 메일로 끝나지 않고, 실제 캠페인으로 넘어갈 수 있게 된 거죠.
그래서 다음 시장을 생각하게 됐어요
우리가 해외를 생각하게 된 건, 한국에서 됐으니 다른 나라에서도 당연히 될 거라고 믿어서가 아니에요. 오히려 아직 모르기 때문이에요. 다만 한국에서 본 문제를 들여다볼수록, 이게 꼭 한국에만 있는 문제처럼 보이지는 않았어요.
물론 시장마다 다른 건 많아요. 개인정보 규제도, 결제 방식도, 계약이나 인보이스를 처리하는 방식도 다르죠. 광고주가 매체를 찾는 방식도, 대행사가 움직이는 방식도 나라마다 다를 수밖에 없고요. 하지만 직접 광고를 운영할 때 해야 하는 일 자체는 크게 다르지 않을 수 있어요. 광고 상품을 정리하고, 일정을 관리하고, 소재를 받고, 승인하고, 성과를 보여주고, 정산하는 일. 이 과정이 없으면 어느 시장에서든 광고 문의는 캠페인까지 가기 전에 멈출 수밖에 없어요.
한국은 우리가 이 문제를 가장 가까이에서 볼 수 있었던 시장이었어요. 하지만 문제 자체가 한국적이었다고 단정하기는 어려웠어요. 어쩌면 우리가 본 건 특정 국가의 문제가 아니라, 퍼블리셔가 직접 광고를 팔기 시작할 때 거의 반드시 마주치는 운영의 문제일지도 몰라요.
아직 모르는 것
여기서부터는 아직 확인해야 할 게 많아요. 한국에서는 100곳이 넘는 서비스가 애드컨트롤을 도입했고, 직접 광고를 운영하기 시작했어요. 광고주가 예약하고, 퍼블리셔가 승인하고, 캠페인이 돌아가는 구조가 실제로 작동했죠. 이건 이제 가설이 아니에요.
하지만 한국 밖에서는 어떤 퍼블리셔가 이 문제를 가장 먼저, 가장 크게 느낄지 아직 몰라요. 모바일 앱일 수도 있고, 니치 커뮤니티일 수도 있고, 지역 미디어일 수도 있고, 자체 오디언스를 가진 SaaS일 수도 있어요. 아니면 우리가 아직 떠올리지 못한 전혀 다른 유형의 서비스일 수도 있고요. 직접 광고로 만들 수 있는 수요는 여러 곳에 있겠지만, 어디에서 가장 먼저, 가장 강하게 문제가 드러날지는 아직 알 수 없어요.
우리가 예상한 순서가 틀릴 수도 있어요. 생각보다 훨씬 작은 팀이 먼저 필요를 느낄 수도 있고, 반대로 이미 광고 조직이 있는 매체가 더 빠르게 반응할 수도 있어요. 그래서 지금 이 과정을 남겨두려고 해요. 답이 나온 뒤에 그럴듯하게 정리하는 게 아니라, 아직 모르는 상태에서 우리가 무엇을 보고 있고 어떤 가정을 하고 있는지 적어두고 싶었거든요.
왜 공개적으로 남기려 하나
우리는 이제 한국 밖의 퍼블리셔들을 만나보려고 해요. 이 문제가 정말 시장을 넘어 반복되는 문제인지, 아니면 한국에서 유독 선명하게 보였던 문제인지 직접 확인해보려고요. 잘될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어요. 우리가 예상한 고객군이 맞을 수도 있고, 완전히 틀릴 수도 있고요.
그래도 이 과정을 계속 공개적으로 남겨보려고 해요. 잘된 이야기만이 아니라 틀린 가정, 바뀐 판단, 예상과 달랐던 반응까지 기록해보려고요. 그 기록이 같은 문제를 보고 있는 누군가에게 도움이 될 수도 있고, 우리 스스로에게도 좋은 기준이 될 거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묻고 싶어요
이번 글은 답보다 질문에 가까워요. 한국 밖에서 서비스를 만들고 있거나 직접 광고를 운영해본 적이 있다면 궁금해요. 이 이야기가 익숙하게 느껴지나요? 아니면 한국 시장에만 가까운 이야기처럼 느껴지나요?
조금 더 구체적으로는 이런 것들이 궁금해요.
- 직접 광고를 운영할 때 가장 많은 시간이 드는 일은 무엇인가요? 가격 책정, 예약, 소재 수급, 리포팅, 정산 중에서요.
- 아직도 메일이나 스프레드시트로 처리하고 있는 광고 운영 업무가 있나요?
- 퍼블리셔라면, 직접 광고를 운영하면서 가장 어렵다고 느끼는 부분은 무엇인가요?
우리는 이제 막 다음 시장을 보기 시작하는 단계에 있어요. 어쩌면 이 문제가 생각보다 멀리 가지 않을 수도 있어요. 반대로, 우리가 생각한 것보다 훨씬 넓은 문제였다는 걸 알게 될 수도 있고요. 어느 쪽이든, 우리가 실제로 배우는 것들을 계속 남겨보려고 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