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under Notes #3] 초기 고객이 증명한 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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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글에서는 퍼블리셔에게 왜 자기만의 광고 판매 레이어가 필요한지 이야기했어요. 이번 글은 그 아이디어가 실제 서비스 위에서 처음 작동한 순간에 대한 이야기예요.

이미 한 번 직접 만들어보려 했던 고객

우리의 초기 고객 중 한 곳은 한국의 앱 퍼블리셔, 북적북적(Bukjeokbukjeok)이었어요. 북적북적은 광고 시스템을 처음부터 외부 툴에 맡기려던 팀이 아니었어요. 이미 직접 만들어보려 했던 팀이었죠.
우리가 만났던 많은 퍼블리셔들처럼, 이들도 수요가 있다는 걸 알고 있었어요. 광고주 문의는 들어오고 있었고, 팔 수 있는 지면도 눈앞에 있었어요. 그런데 그 문의를 실제 캠페인으로 연결하지 못할 때마다, 잡을 수 있었던 매출이 빠져나가는 것처럼 느껴졌죠. 그래서 가장 자연스러운 선택을 했어요. 그 수요를 직접 받기 위한 시스템을 만들기 시작한 거예요.
하지만 생각보다 간단하지 않았어요. 팀은 적지 않은 개발 리소스를 투입했지만, 막상 만들기 시작하자 처음에는 잘 보이지 않던 일들이 계속 드러났어요. 예약, 일정 관리, 소재 검수, 리포트, 청구와 정산 같은 것들이었죠. 결국 그 시도는 잠시 멈추게 됐어요.
수요가 사라졌기 때문은 아니었어요. 오히려 수요는 분명히 있었어요. 다만 그 수요를 처리하기 위한 시스템을 직접 만들고 계속 유지하는 비용이, 그 시스템이 만들어낼 수 있는 매출보다 더 커 보였던 거예요. 수요는 있었지만, 직접 만들기에는 경제성이 맞지 않았던 거죠.
애드컨트롤을 도입하면서, 북적북적은 그 개발을 다시 시작하지 않았어요. 그냥 가져다 쓰기 시작했죠. 몇 분 만에 핵심 설정이 끝났고, 직광고는 더 이상 "언젠가 해야 할 일"이 아니라 실제로 운영할 수 있는 일이 됐어요. 너무 비싸서 접어두었던 그 레이어가, 어느 순간 그냥 작동하고 있었던 거예요.

그리고, 이상할 만큼 조용했던 순간

우리는 성공이 조금 더 요란한 모습일 거라고 생각했어요. 런칭이 있고, 지표가 튀고, 영업이 본격적으로 움직이고, 아니면 적어도 한밤중에 무언가 고장 났다고 연락이 오는 순간 정도는 있을 거라고요. 창업자는 그런 순간을 기다리게 되잖아요. 그래프가 위로 꺾이는 순간. 고객이 고맙다는 말을 멈추지 않는 순간. 그런데 실제로는 그렇지 않았어요.
우리는 몇 달 동안 이 문제를 이야기했어요. 고객 인터뷰에서도, 피치덱에서도, 우리끼리의 회의에서도요. 그러다 어느 날, 정말로 우리가 할 일이 없어졌어요.
광고주가 예약했어요. 퍼블리셔가 승인했어요. 캠페인이 집행됐어요. 아무도 우리에게 연락하지 않았어요.
거창한 런칭도 없었고, 극적인 세일즈도 없었어요. 그냥 한 퍼블리셔가 로그인해서 캠페인을 승인했고, 우리 도움 없이 운영했어요. 조금 허무할 정도로 조용했죠. 그런데 바로 그 조용함이 핵심이었어요. 1편에서 우리는 "그래서 답장이 막혔다"고 썼어요. 그 문장은 더 이상 문제를 설명하는 문장이 아니게 됐어요. 이제는 전과 후를 나누는 문장이 됐죠. 인터뷰에서만 듣던 문제가, 실제 퍼블리셔의 서비스 위에서 스스로 돌아가고 있었으니까요.

실제로 무엇이 달라졌나

가장 쉽게 보려면, 도입 전과 후를 비교해보면 돼요.
전에는 광고 문의 하나가 들어오면, 그 순간부터 수많은 수작업이 시작됐어요. 그리고 거의 모든 일이 사람에게 떨어졌죠.
  • 단가표를 찾고
  • 어떤 지면이 언제 가능한지 확인하고
  • 가격과 일정에 대해 메일을 주고받고
  • 소재를 받고
  • 개발팀에 전달해 집행되게 하고
  • 캠페인이 끝나면 리포트를 보내야 했어요
이 단계 하나하나가 거래가 멈출 수 있는 지점이었어요. 그리고 모든 단계마다 누군가 계속 신경 쓰고 있어야 했죠. 작은 팀에게는 이 운영 부담만으로도 충분히 무거웠어요. 그래서 "우리도 직접 광고를 팔아야 하는데"라는 생각은 계속 뒤로 밀렸어요.
애드컨트롤 도입 이후에는 이 과정의 많은 부분이 제품 안으로 들어왔어요. 광고주는 퍼블리셔 이름으로 열린 브랜드 광고 플랫폼에서 직접 진행할 수 있었어요.
  • 판매 중인 상품을 보고
  • 상품을 고르고 예산을 설정하고
  • 소재를 업로드하고
  • 캠페인을 제출해요
그리고 퍼블리셔는요? 검토하고 승인하면 됐어요. 누군가가 모든 단계를 손으로 붙잡고 있지 않아도 캠페인은 앞으로 나아갔어요. 가격 확인, 가능 일정 확인, 업무 전달, 후속 연락처럼 예전에는 메일 안에 흩어져 있던 조율 업무가 이제는 플랫폼 안에서 정리됐어요.
예상하지 못했던 변화도 있었어요. 예약 과정이 단순하고 리포트가 명확해지니, 광고주 입장에서도 다시 집행하기가 쉬워졌다는 이야기를 듣기 시작했어요. 직광고를 양쪽 모두에게 "좋긴 한데 너무 번거로운 일"로 만들던 마찰이 대부분 사라진 거예요.
우리가 정말 만들고 싶었던 변화는 바로 이거였어요. 퍼블리셔에게 새로운 광고주를 대신 찾아주는 것이 아니라, 이미 찾아온 광고주를 놓치지 않게 하는 것. 그리고 그 과정에서 우리가 매번 거래 한가운데 앉아 있지 않아도 되게 하는 것.

지금은 어디까지 왔나

북적북적만의 일은 아니었어요. 시간이 지나며 100개가 넘는 서비스가 애드컨트롤을 도입했어요. 대형 플랫폼부터 1인 스튜디오까지, 뉴스 앱부터 특정 관심사를 다루는 커뮤니티까지, 업종도 규모도 제각각이었죠. 하지만 반복되는 패턴은 같았어요.
광고주가 예약한다. 퍼블리셔가 승인한다. 나머지는 시스템이 처리한다.
우리가 가장 자랑스럽게 생각하는 부분이 바로 이 지점이에요. 퍼블리셔가 우리 손을 거치지 않고도 자기 광고 비즈니스를 스스로 운영한다는 것. 광고주를 받고, 검토하고, 승인하는 걸 퍼블리셔가 직접 하고, 예전에는 흘러나가던 수요가 이제는 도착할 곳을 갖게 됐어요. 애드컨트롤은 모든 거래 한가운데 끼어드는 중개자가 아니라, 그 비즈니스를 뒤에서 조용히 받쳐주는 인프라로 돌아요.

다음 편에서는

우리는 이 패턴이 하나의 시장에서는 작동한다는 것을 확인했어요. 같은 언어와 비슷한 맥락을 공유하는 퍼블리셔들과 함께요. 그러면 자연스럽게 다음 질문이 생겨요. 우리가 계속 되돌아보게 된 질문이기도 했고요. 이 패턴은 다른 시장에서도 통할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