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Prologue.
최근 몇 년간 핀테크를 넘어 금융 생활의 중심으로 자리 잡은 토스는 단순한 송금 앱이 아닙니다. 보험, 투자, 자동차, 부동산까지 일상에 필요한 거의 모든 금융 서비스를 포괄하며 '슈퍼앱'으로서의 존재감을 공고히 하고 있는데요.
그런데 토스 앱에 갑자기 '두쫀쿠(두바이 쫀득 쿠키)' 판매처를 찾아주는 지도가 등장했다는 소식은 다소 생뚱맞게 들릴 수 있습니다. 금융 앱이 왜 트렌디한 디저트의 판매처를 알려줘야 할까요? 이 '두쫀쿠 맵'이라는 사소해 보이는 기능 속에 토스가 지향하는 슈퍼앱 전략의 핵심, 그리고 마케터가 주목해야 할 그로스 인사이트가 숨어 있습니다.
핵심 인사이트
토스가 두쫀쿠 맵을 도입한 것은 단지 유행에 편승하려는 일회성 이벤트가 아닙니다. 이는 사용자에게 '토스가 없으면 불편하다'는 인식을 심어주는 전략적인 접근인데요. 토스의 핵심 비즈니스는 금융이지만, 금융 서비스는 사실 유저의 일상생활에서 매일 수십 번씩 사용되는 성격의 서비스는 아닙니다. 송금, 자산 확인 정도가 주된 사용처였죠. 하지만 슈퍼앱이 되려면, 유저가 하루에 여러 번, 습관처럼 앱을 열게 만들어야 합니다.
이때 트렌디한 유틸리티 기능은 훌륭한 '데일리 트래픽' 생성기가 됩니다.
두쫀쿠처럼 전국적인 화제성이 있는 아이템은 엄청난 양의 잠재적 트래픽을 만들어냅니다. 토스는 이 트래픽을 금융 섹션으로 바로 유도하는 대신, 유저의 일상생활 동선 데이터(LBS, Location Based Service)를 확보하는 용도로 활용하고 있습니다. 유저들이 지도 서비스를 이용해 특정 매장을 검색하고 방문하는 행위 자체가 토스 앱 내에서 더 많은 시간을 보내게 만드는 락인 효과를 유발하는 것이죠.
결국, 이 맵의 기능은 금융의 확장이라기보다는 유저의 일상 접점 확대에 방점이 찍혀 있습니다. 이는 ‘가장 편리한 금융’을 넘어 ‘가장 편리한 생활’ 앱으로 포지셔닝하려는 토스의 명확한 UX 전략을 보여줍니다. 유저가 '무엇을 위해 토스 앱을 켰는지'를 계속해서 늘려나가는 것이 슈퍼앱의 그로스 해킹 방식인 셈입니다.
마케터를 위한 시사점
토스의 사례는 마케터들에게 두 가지 중요한 질문을 던집니다. 첫째, 우리 브랜드의 핵심 가치를 전달하기 위해 유저가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유틸리티와 어떻게 연결될 수 있는가? 둘째, 일시적인 트렌드를 얼마나 빨리 포착하고 앱 또는 웹 서비스 내에 실용적인 콘텐츠로 통합할 수 있는가?
퍼포먼스 마케팅의 영역에서 매체 효율이 점차 떨어지고 있는 지금, ‘앱 내 체류 시간’과 ‘앱 오픈 빈도’는 가장 강력한 그로스 지표가 됩니다. 토스처럼 트렌드를 활용한 맵 서비스는 단순 정보 제공을 넘어, '오프라인 활동 데이터'를 디지털 환경으로 가져오는 역할을 합니다. 이는 향후 정교한 지역 기반 타겟팅이나 O2O(Online to Offline) 캠페인 기획의 기초 데이터로 활용될 여지가 매우 높습니다.
만약 당신이 이커머스나 리테일 분야의 마케터라면, 단지 ‘두쫀쿠’라는 상품 자체를 광고하는 것보다, 이 트렌드에 열광하는 잠재 고객들의 오프라인 동선에 우리 브랜드를 자연스럽게 연결할 수 있는 '유틸리티' 요소가 무엇일지 고민해봐야 합니다. 콘텐츠의 화제성을 락인 도구로 바꾸는 전략은 어떤 서비스에든 적용 가능한 핵심 인사이트입니다.
Epilogue.
슈퍼앱 전쟁은 결국 '유저의 시간과 공간'을 누가 더 많이 점유하는가에 달려 있습니다. 토스는 금융이라는 단단한 기반 위에, 트렌드라는 가벼운 소재를 활용해 유저의 일상 깊숙이 침투하고 있습니다. 우리 브랜드 역시 유저의 지갑을 넘어, 유저의 하루를 점유할 수 있는 창의적인 유틸리티 콘텐츠 전략이 필요합니다. 트렌드는 사라지지만, 그 트렌드를 통해 획득한 유저 데이터와 습관은 남기 때문입니다.